조한빛 선생님 에세이 "마음에 품고 기다리던 하나님의 때"

통나무집 | 2020.10.07 20:55 | 조회 28

마음에 품고 기다리던 하나님의 때

 

- 본인 소개 및 별무리학교를 어떻게 오시게 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올해부터 별무리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조한빛입니다. 제가 교직에 처음 접어든 건 학군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직후인 20108월이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국어교사이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교사를 천직으로 알고 자라났기에 자연스럽게 교직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학교 중 대안학교를 첫 근무지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6월 전역을 앞두고 읽은 한 권의 책 때문이었습니다. 그 책은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라는 제목의 대안학교 졸업생들의 학창시절 경험담을 담은 수기집입니다. 각양각색의 개성을 지닌 15명의 졸업생이 자신들의 파란만장했던 고등학생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대학입시라는 틀 속에서 다른 길은 생각할 틈도 없이 나름 스파르타식으로 운영되는 기숙사에서 고등학교 3년의 세월을 보냈던 저에게 그 친구들의 경험담은 낯설지만,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이는 곧 나 역시 이런 학교에서 교사로서 생활해보고 싶다는 소망으로 이어졌습니다. 감사하게도 전역 후 2학기부터 곧바로 기독교 재단의 대안계열 특성화고등학교에서 교사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교사로서의 경력이 쌓여갈수록 제 안에는 한 가지 의문이 싹텄습니다. 그 의문은 바로 기독교사로서 기독교 교육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였습니다. 단순히 기독교를 믿는 교사가 교단에 서 있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창조 신앙과 교사로서의 삶이 연결되어 그 속에서 내가 믿는 하나님을 학생들에게 전하기 위한 길을 찾고 싶었습니다. 고심 끝에 저는 이 질문의 답을 찾아 한동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매학기 여름겨울방학마다 포항에 내려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신앙심 깊은 교수님과 동료 선생님들과 나눈 교단의 체험 덕분에 다시금 기독교사로서의 소명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유익한 강의를 들으며 창조-타락-구속-완성(회복)으로 이어지는 기독교 세계관을 통해 교과 내용을 재구성하는 구체적 방법을 수업에 적용해보면서 성경에 입각한 관점으로 교육과정 및 교육방법을 연구하였습니다.

한동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얻은 또 하나의 큰 수확은 별무리학교를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교육대학원에서 만난 별무리학교 소속 선후배 선생님들과 소명과 기독교사론강의를 통해 알게 된 이상찬 선생님을 통해 별무리학교의 설립 배경 및 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별무리학교의 교육환경은 교육대학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방문했던 네덜란드 기독학교에서 제시하였던 교육모델과 정확히 일치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모델은 학생을 온전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기 위해서는 교회(목회자)-학교(교사)-마을(학부모)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을이 학교이고, 학교가 마을인 별무리학교야말로 삼위일체 모델이 가장 잘 구현된 기독학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교사선교회 소속 선생님들의 오랜 기도와 헌신으로 설립된 별무리학교의 교육목적과 교육목표, 핵심가치를 알리고자 2017년 가을에는 근무하던 학교의 연구부장과 학생부장 선생님과 함께 별무리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눈으로 보고 깨달은 바는 이제 확연했습니다. 제가 몸담은 교육부 인가학교에서는 공교육의 틀 안에 갇혀 평소 추구하는 기독교 교육의 이상을 담아내는 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때마침 하나님 나라를 위한 책임 있는 그리스도의 제자를 육성하는 별무리학교에서 기독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철학을 지닌 교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들을 위해 늘 기도로 도와주시는 부모님과 깊이 상의한 끝에 기쁜 마음으로 지원하여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 보낸 한 달이 어떠신지요?

 

부임 첫해부터 12학년 어드바이저 교사를 맡게 되어 사실 3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나날이었습니다. 별무리학교 3기 학생들 역시 1, 2기 학생 못지않게 학교의 성장과 함께하며 길게는 8년차 별무리공동체의 일원이기에 오히려 제가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밖에서 본 별무리학교와 안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는 생활은 좀 다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하루하루의 경험이 놀랍고 새롭다는 것입니다. 대학보다 더 파격적인 맞춤형 교육과정 속에 학생 스스로 시간표를 구성하여 의미 있는 배움을 추구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그 어느 학교에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습니다. 학생이 직접 수업을 개설하고 공강 시간을 활용하는 모습은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인지를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교사에 의해 편성된 교과와 시간표에 따라 정해진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일과 시간을 보내는 공교육의 현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 앞에 교육부가 그토록 외치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이 별무리 고등학교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입제도의 개선 없이 2022년에 전면 도입을 추진하던 고교학점제2025년으로 다시 3년이 연기된 교육부의 발표를 들으면서, 이를 실현해낸 별무리 고등학교의 교육이 얼마나 놀랍고 우수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생을 똑같은 기준과 정해진 비율에 따라 무조건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줄을 세워 평가하는 방식이 얼마나 폭력적(?)이며 비교육적인지를 돌아보는 시간의 연속입니다. 단적으로 고등학교는 서열화된 대학이 학생을 입맛에 맞게 골라갈 수 있도록 요리해주는 조리실이 아닙니다. 학생은 대학을 위한 먹잇감이 아니며, 교사 역시 그 입맛에 맞춘 요리사가 아니어야 합니다. 교육부는 더는 고등학교에 잘못된 역할을 부여해서는 안 될뿐더러 대학 역시 고등학교에 이런 역할을 요구해선 안 됩니다. 다소 과격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현장의 교사들도 이런 기능에 충실해지길 거부해야 합니다. 내신과 수능 성적을 1등급 더 올리는 것이 인생의 등급을 높이는 길이 아님을 학부모님들도 잘 아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별무리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개인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곁에 있는 친구를 경쟁 상대로 인식하는 공교육의 학생들과는 퍽 달랐습니다. 뭇별이 된 학생들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책임 있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좁고 그늘진 곳을 향해 낮아진 자세로 남에게 시선을 돌릴 줄 알며, 사회적 약자를 돕고 싶은 마음을 저마다 품고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12학년 친구들은 별무리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결과에 상관없이 장차 별무리인으로서 공동체의 소중함과 연대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자도의 길을 걸어가리라 확신합니다. 저 역시 그 길을 응원하고 축복하며 때론 더딜지라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제자들의 손을 맞잡고 걸어가겠습니다. 대한민국과 전 세계에 별무리인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소명을 안고 샬롬을 성취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기도하며 기다리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으신지요?

 

2019년은 교직 생활 9년 차에 제가 마음에 품고 기다리던 하나님의 때가 실현된 해이기도 합니다. 바로 별무리학교에 부임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는 올해 입학식 때 낭독했던 교사의 다짐에 잘 드러나 있기에, 이 지면을 빌려 그 전문을 싣는 것으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교사의 다짐"

 

여러분,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저는 올해부터 별무리고등학교에서 기독교사로서의 소명을 이어가게 된 사회교사 조한빛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를 교사로 부르셨습니다. 그 부르심에 순종하기 위해 지난 8년 반을 힘차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2019년 새 학기에는 별무리학교에서 신입생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다짐은 이렇습니다.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교사가 아닌 인생 선배로서 제자들을 참된 길로 인도하는 스승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교직 생활을 통해 깨달은 분명한 사실은 교육은 철저히 교사의 질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교사가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실력과 다양한 경험을 쌓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나눠줄 지식과 삶의 지혜가 고갈되고 결론적으로 좋은 교육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의 핵심적인 열쇠는 하나님께서 주신 기독교사로서의 사명과 소명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르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하나님께 순종하고 동료 교사와 학생들을 섬기겠습니다. 마음과 몸이 한창 자라나는 학생은 믿음과 행함이 일치하는 교사의 발걸음을 보며 성장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늘 몸가짐을 조심하며 주님이 주신 말씀에 초점을 맞춰 노력할 것입니다.

창조세계를 알고 청지기적 소명을 실천하는 사람, 진리를 알고 사랑하는 사람, 나를 알고 스스로 성장해 가는 사람을 양성하는 데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저마다 독특함을 지닌 뭇별, 곧 하나님의 형상인 학생들을 보듬으며 함께 미래를 개척하겠습니다.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는 교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해 나가는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말이 아닌 행함으로 열방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학교 만들기에 밀알이 되겠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책임 있는 그리스도의 제자를 길러내는 데 헌신하겠습니다. 별무리학교 공동체의 가족이 된 여러분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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