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내는 도전장, 별무리고등학교

예린혜안맘 | 2015.07.07 16:02 | 조회 5961

 

 

세상에 내는 도전장, 별무리고등학교


지난 주말 별무리 고등학교 입학 설명회를 다녀왔다.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일찌감치 앞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의 영상이 흘러 나오는 것을 보았다. 내 오른쪽에 앉은 한 학부모는 내년에 아이를 6학년에 지원하기 위해 처음 입학설명회에 참석한다고 하셨다. 연신 손으로 조용히 눈물을 닦아내신다.

 

곧 있으니 하은이 어머님이 들어오셨다. 누구보다 전우애에 가까운 동지애를 느끼는 우리는 반가움을 이기지 못하고 서로 기뻐했다. 하은 어머님은 내 왼쪽 자리에 앉자마자 눈물을 쏟아내셨다. 분명히 강당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부터 눈물을 삼키고 계셨으리라. 말없이 손수건을 건내드렸다.

 

 

도대체 무엇때문일까? 무엇이 우리부모들을 이렇듯 감동하게 하는 걸까?

단지 입학설명회에 참석했을 뿐인데 우리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의 눈물로 한동안 먹먹했다.

 

 

분명한 것은 일반 고등학교의 입학 설명회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입학설명회에 가면 부모들의 분위기는 비장하다 못해 처연하기 까지 하다. 어떤 부모들은 아예 자포자기 한 심정으로 심드렁하게 앉아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고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입시전쟁의 전시에 돌입한다는 의미이다. 전략과 정보 그리고 체력과 지력의 싸움, 아니 보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지면 부모들의 경제력의 싸움, 이 모든 전쟁의 최전방에서 아이들은 몸으로 실탄을 막듯이 그렇게 서있다. 다른곳으로 피할 길이 없다. 뚫고 나가느냐 그자리에서 주저 앉느냐 두갈래의 선택뿐이다.

 

그런데 이런 현실속에서 별무리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다른 선택을 했다.

이건 양자택일의 전시상황에서 어쩌면 용납받기 힘든 선택이다.

제도권에서 인정하지 않는 비인가 학교라는 것은 고등학생들에게 그리고 그 부모들에게 단순한 개념은 아니다. 쉽게말해 대학이 인정하는 학력을 갖출 수 없다는 의미도 된다.

그런면에서 별무리 고등학교의 부모들과 아이들은 어쩌면 더 힘든 싸움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왜 꼭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일까. 구지 남들이 다 가는 길, 당연히 가야하는 길, 그렇게 정해져 있는 길을 마다하고 뭐가 특별해서 이렇게 유난스런 선택을 하게 된걸까.

우리의 입시교육의 문제이니, 과도한 경쟁이니 하는 말들은 이제 더이상 나에게 별무리를 선택하게 된데 대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입시전쟁이 너무 치열해서 변방으로 물러나 있겠다는 설명은 더더욱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우리의 입시 현실이 이러니 순응하고 쉽게 갈 수도 있는데, 남들 다 하는 거니까 눈 꼭 감고 3년만 참으라고 아이를 타이를 수도 있는 상황인데 나와 별무리의 부모들은 좀더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별무리고등학교가 세상에 내는 도전장, 그 편에 우리는 함께 서려고 한다.

 

 

교장선생님의 학교에 대한 가치관 철학에 대한 설명은 시간관계상 모두 말씀하지 않으셨지만 개인적으로 해마다 총회나 컨퍼런스에 가서 도전을 받고 재충전 되는 것은 바로 교장선생님의 '교육철학'강의를 통해서다.

교육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는 말씀에도 깊이 공감이 갔다.

 

 

이어서 이상찬 선생님의 교과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셨다.

작년에 고등학교 공청회에서 '세잔의 사과'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셨던 선생님의 강의는 올해도 여전히 교육계에 아인슈타인같은 특수상대성 이론에 버금가는 교육커리큘럼이론을 가지고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셨다.

 

 

별무리고등학교는 모든 교과과정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따로 배정된 교육과정이 아니다. 그렇다고 교과과목의 기저에 말씀교육이 근본이 되어 모든 학문의 귀결을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마무리 짓는 작위적인 프로그램은 더더욱 아니다.

별무리의 교과과정은 아이들이 배우는 커리큘럼과 교사들의 삶속에 스며들어 있고, 녹아들어가 있는(melting) 가치관으로서의 교육과정, 즉 성경적 세계관으로서의 살아있는 교육인 것이다. 나는 이곳에 별무리의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별무리만의 특별함은 아이들에 대한 횡적교육과 더불어 종적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올해 초등 5학년에 입학하여 학교를 다니고 있는 둘째는 앞으로 8년간 별무리학교를 다니게 된다. 지금 인도에 가있는 큰아이도 3년째 학교에 다니고 있고 고등학교에 합격이 되면 6년을 그곳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이런 학교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아이들이 유년기를 벗어나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형성되는 것이 아마도 가치관이 아닐까 싶다. 이렇듯 중요한 시기에 우리 별무리 아이들은 가치관, , 이야기 이모든 것들을 별무리의 마을에서 그리고 별무리학교에서 더불어 만들어간다.

 

 

3년전 별무리 마을을 처음 방문했을 때만해도 별무리학교의 비전과 꿈을 실감하지 못했었다. 단지 우리 아이가 좀더 교육환경이 좋은 곳에서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와 우리아이들이 학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일원이라는 사실이 정말 표현할 수 없는 감동으로 밀려온다. 해가 거듭될수록 부모로서의 나는 변화되고 있다. 이미 모든 가치관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했고, 또 그만큼 삶의 많은 경험들로 채워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 나는 수없이 다시 깨지고 다시 채워져 가는 중이다.

그래서 성경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계속해서 자라가라고 하시는 것 같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게 하는 별무리학교가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력과 감동은 사실

표현할 말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나의 애매한 문장력만 탓하게 된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내안의 이야기들이 무르익고 나의 글들이 저절로 피어날때 이런 이야기들을 모두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도에 있는 예린이는 고등학교 입학설명회가 많이 궁금하다. 

엄마인 나보고 꼭 잘 듣고 와서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 모녀는 이렇듯 전략적인 대화를 주고 받았다.

"예린아 교장선생님 인도 가실때 별무리 고등학교 심층면접이 시작될 거야 별무리 고등학교에 꼭 가고 싶다고 잘 이야기 해야돼..9학년 우선이긴 하지만 자동합격은 아니야..샘들이 심층면접해서 상의하시고 합격여부 알려주신대.. "

"알아, 쌤이 알려줬엉."

"그러니까, 면접할때 꼭 별무리고등학교 가고 싶다고 말해야돼."

"나도 가고싶어."

"우리한테 선택권도 있지만, 합격여부는 학교가 결정하는 거야, 지원자도 많아서 경쟁률 높을거야."

"아 진짜?? 지원자가 많아? .. 알겠어...근데 나 별무리 안가면 어디가.."

"예린이는 우선권도 있고 잘 될거지만 그래도 교장샘이랑 심층면접할때 잘말해야돼..알았지?"

"응 알겠오.. 그냥 내 계획 다 말씀드리면 돼는거야?"

".. 별무리 꼭 가고 싶다고 말해..면접 잘보면 돼^^"

"응 그래야지..알겠오..ㅋㅋㅋ 엄마 책도 써야 하는데 ㅋㅋㅋㅋ."

"그래 우리 별무리에서 끝장을 봐야지 ㅎㅎㅎ."

"잘할께.."

"사랑해 우리딸"

"응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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