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을 읽고

예린혜안맘 | 2015.06.06 14:15 | 조회 2263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

강현정|전성은 지음
메디치미디어 2015.01.20
펑점

'직업 선택의 십계'는 거창고의 철학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그리스도 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생각해야할 근본질문들을 던져준다.

거창고를 졸업한 학생들은 그들이 배워온 직업의 십계를 통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거울로 삼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거창고 졸업생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엿보며

우리가 부모로서 어떻게 자녀를 양육하고 교사로서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이지만 쉽지않은 길을 제시하고 있다.

거창고등학교의 직업선택의 십계는 다음과 같다.


하나,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둘,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셋,  승진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넷,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다섯,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곳으로 가라.

여섯,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일곱,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여덟,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아홉,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이 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열,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보통 엄마인 저자는 3년간 거창고 졸업생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이 가진 삶의 가치관을 접하여 이책을 집필하였다. 

그들이 위대한 질문을 마음에 품고 살고 있기에 나 역시나 그들은 위대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리란 기대감을 버릴수 없었다.

그러나 저자가 만난 거창고의 졸업생들은 제목에서처럼 위대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그저 삶의 낮은 곳에서 빛도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 약자의 모습이었다.

늘상 고민하고 흔들리면서도 한발자국씩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 삶, 그저 그렇게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이 책의 전반에 이야기하고 있는 거창고 인들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책이 사람들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지식에서 머무르지 않는 삶으로의 가치관의 실천이 아닐까 싶다.


심리학자 칼 융은 "중대한 변화는 개념의 변화가 아니라 이미지의 변화"라고 했다.

즉 세계관이나 가치관 같은 변화는 머리로 받아들인 지식이 아니라 보고 듣고 생활하면서

머리와 가슴속에 형상화된 이미지로 인한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창고의 졸업생들은 그들의 가치관을 교육을 통해 이미지화 시키고 중대한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볼수 있다. 이 부분에서 교육의 본질은 더욱 명확해진다.

말로서 지식으로서가 아닌 삶으로의 교육, 그것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원동력이 된다.

즉 거창고 졸업생들이 위대한 삶을 살아서가 아니라 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자라면서 가치관의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

다시말해 교육의 힘이 위대하다는 나름의 결론이다.


자율성이 있는 곳에 도덕적 성장이 따라온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부모로서 교사로서 확인 본능과 간섭을 어떻게 억누르며 살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조건 없이 끝까지 믿어주는 믿음 그것이 곧 아이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행위인 것이다.

올해부터 우리 아이들의 학교는 모든 상벌점 제도를 폐지했다.

이는 아이들에게 철저하게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학교의 용기있는 방침이다.

솔직히 부모입장에서 우려도 많이 된다. 아이들의 잘못된 결정과 실수를 제한해줄 테두리, 즉 보호막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아직은 아이들이 유혹을 이겨낼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실제로 이번주는 아이와 엄마인 내가 폭풍같은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아이의 행실은 엄마인 나의 그림과 너무 달랐다. 학교가 보호막이 될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제한하는 학교의 잣대나 테두리는 분명 존재했지만 상벌점 제도처럼 매력적이지는 못했다.

엄마인 나는 극단적으로 아이를 데려와서라도 잘못된 행위와 언행을 바로잡아주고 고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와의 5일간의 자발적 격리생활, 그것은 아이에게도 엄마인 나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많은 대화를 하고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주고 겉으로는 평화로운 시간들이었지만

내면에 소용돌이 치는 갈등은 스나미 수준이었다.

5일만에 아이는 학교로 다시 돌아가고 내 마음은 폭풍우가 지나간듯 헛헛하다.


부모로서의 안정감과 소신, 그리고 은근하지만 충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감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요즘이다.

순간 순간 주어지는 상황에 행복해하고 감사할때, 엄마의 그런 눈빛과 표정을 가까이서 보며 아이들은 분명 깊은 안정감을 느끼며 자랄 것이다. 부모에게는 분명 큰 테두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판단하고 그 결정에 대한 자신감이 분명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은 기준을 잡을 수 있고, 올바른 테두리 안에서 선택해 나갈 용기를 얻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믿어주는 행위인 것이다.

불안하고 마음한가운데 미친듯이 파도가 요동친다 하더라고 자율성을 부여하고 믿어주는 용기,

나에겐 그 용기가 얼마나 더 필요한 것일까?


우리는 성공할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행복을 좌우할순 없다.  

성공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고, 실패해도 행복할 수 있다.

성공이 행복으로 가는 필수 조건은 더욱 아니며, 심지어 실패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

부모가 먼저다. 자식을 크게 키우려면 먼저 큰 사람이 되어야한다.


다시 이책은 나에게 다시금 자녀양육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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