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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기도 부탁해요~

또하나의 별 | 2012.10.11 12:06 | 조회 3217
  주일 저녁, 딸아이가 집에서 떠날 때 늘 하는 말,

수요일 7시 쯤 전화의 늘 마지막 말은

"엄마, 기도 부탁해요~"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하는 애틋한 마음이 있다가도

때론 '얘가 기도의 위력을 이렇게까지 실감하나?,

또 어느 때는  엄마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기도 밖에 없다는 각인을 시키는 것 같기도 하다.

실상은 6학년 사춘기 여학생들 또래관계를 위한 기도부탁인데,

혼자만의 기도제목이 아니라 친구들 관계를 위한 기도부탁이라 더 맘이 짠하기도 한다.

  

 어느 수요일 저녁 "엄마, 엄마가 기도해줘서. 아무일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고마와요. 사랑해요"

라고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그러나 위의 통화는 선생님들의 사랑과 보호 밑에서 그들 스스로의 조율할 시간이 필요했음을 입증이라도 하듯 1학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의 일이었다. 

  입학하고 약 2개월간은

"엄마, 우리 선택된 것 맞아? 나 이전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예전 친구들이 훨씬 편하고 좋아!"

라는 말을 하고 집을 떠나는 모습을 보며

‘주님, 주님 뜻을 따랐는데 아이가 힘들어하네요. 주님, 딸에게 좋은 맘을 주세요.”라는 기도가 절로 나오기도 했다.

익숙하고 편한 집을 떠나고, 사랑하는 부모 그늘을 벗어남에 아쉬움과 응석으로 들리기도 하고

사춘기인 만큼 예민한 친구관계가 부담을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아이를 보내며 나도 가끔은 두 아이의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텅 빈 집 아이들 방을 둘러본다.

우리의 선택이 과연 하나님의 최상의 뜻이였을까? 그러다가도 이내 선하신 주님을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무리 선생님과 아이들을 축복하고 기도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사랑의 공동체, 치유의 공동체, 성숙의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한다.


 

내가 근무 중인 학교 - “다정다감 시낭송 발표회” 


[ 제목 : 어머니, 지은이 남진원

사랑스런 것은 모두 모다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도시락에 넣어 주신다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보다 뒷모습을 지켜보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


엄마없이 사는 6학년 영이가 학급친구들과 같이 전교생 조회 때 시낭송을 한다.

엄마가 없어 친구들이 자기를 무시하고 왕따시킨다고 서러워 눈물을 흘리던 아이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아서 그런지 말투가 퉁명스럽고 행동이 거친 아이

엄마를 불러보고 싶었지만 한 번도 부를 수 없는 아이


담담히 낭송을 하지만 멀리서 지켜보던 나는 영이의 가슴에 맺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6학년 10명 중 6명 여자 아이들이 같이 사는 시골의 조그만 학급,

작년부터 왕따 문제로 늘 마음을 못 잡던 영이,

수업시간에 상처받고 울며 나에게로 또 달려왔다.

미안한 마음에 따라 온 5명의 여자 아이들,

“선생님, 우리들은 아무 잘못 없어요. 제가 좀 특이해요. 혼자서 그러는거예요!”

그들에게는 나름대로의 변명이 있었고 이유가 있었다.

학기 초보다 더욱 사이가 멀어진 아이들.....

아이들은 영이랑 마음이 안 맞아서 어울릴 수 없다고 하소연 한다.

내가 영이에게 예수님을 전하고 사랑을 주고 보살핀다고 하지만,

담임교사도 아니고 일마다 또래에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서로간의 진심을 듣고 고심하게 되었다.

아직까지 피해의식과 상실감이 강한 영이에게 엄마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한데 사춘기 자신의 문제만으로도 힘겨운 또래 여학생에게 무조건적으로 이해만을 강요할 수도 없는 현실,

사건이 크게 있고 난 후 영이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자기도 고칠 것은 알지만 잘 안된다고 한다.

지금은 영이를 사랑하고 면역력을 키우는 수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어 보인다.  


 어제 아침, 인문주간 행사로 “치유의 길” 수기 공모를 한다는 공문을 받았다.

보자마자 영이와 딸아이의 상황이 비교되어 떠올랐다.

과연 예수님과의 깊은 만남이 없는 개인과 공동체에서 진정한 치유가 일어날 수 있을까?

정말 예수님의 치유와 깊이가 전혀 다른, 아니 본질적으로 다를 수 있는 이 시대 상담에 치유라는 단어를 같이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까?

대학원에서 상담을 공부하면서 또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든 생각은

 “아~ 인간의 한계가 여기까지구나! 학자들이 말하는 상담의 기법으로는 정말 인간의 내면을 터치할 수 없구나!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어! 예수님이 필요해!” 였다.

  그래서 우리 딸이 그렇게 한결같이

  “엄마, 기도 부탁해요~”라고 했나보다.

 

 딸아이를 비롯해 별무리 아이들은 특별한 은총을 받은 아이들이다.

보이지 않게 기도의 댓가를 치르시는 수백명의 교사선교회 선생님들, 수십명의 별무리 마을 어른들, 또한 많은 학부모님들이 든든히 계셔서......

 별무리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느려보이지만 아이들 스스로 관계를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고 때로는 사랑으로 갖가지 필요를 채워 주시고, 부모역할, 스승역할에 때론 친구처럼, 무엇보다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그래서 자신을 돌아보고 주님의 성품을 닮아가도록 인도해주셔서.....

예수님은 생애기간 동안 한량없는 성령의 기름부음으로 전인적인 사역을 하셨다.

“예수께서 모든 성과 촌에 두루 다니사 저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 (마 9:35)

이런 일들이 별무리 학교는 가능하다고 믿는다. 예수님처럼 두루 다니지는 않지만 전국에서 두루 모여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전파하고 고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증가될 것이라 믿고 기도한다.


  작년 인근 학교에 유능한 교사로 갑자기 퇴직을 하신 선생님께, 선생님의 퇴직 이유를 듣고 별무리 학교를 알게 되어 두 자녀를 보내게 되어서 선생님이 은인이라고 웃으면서 말하니까

“은인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가봐야 알겠죠?” 라고 의미있는 웃음을 지으셨다.

나는 곧 바로 은인인 줄 믿는다고 대답을 했다.

하나님께서 별무리학교를 세우셨고 지금도 계속 일하시기 때문에..... 그 분은 신실하신 아버지이시기 때문에.....

 

 어제도 수요양육모임 전에 딸아이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우리 잘 지내고 있어요! 기도해 주셔서 감사해요. 엄마 별 일 없으시죠?”

생각해 보니 아이는 언제부턴가 늘 “우리”라고 말한다. 이제는 엄마 안부까지 묻는다. 여유가 많이 생겼나보다.

 “그래, 엄마가 계속 기도할게..... 금요일에 보자. 사랑해 ♥♥♥”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

 ‘별무리 학교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를 축복합니다.

어려워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여러 경험을 통해 마음 그릇이 넓어져 영혼을 사랑하고 섬기는 진정한 제자가 되게 해주세요. 주님 기뻐하시는 별무리 공동체가 되게 해주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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