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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삶에 스승이 미치는 힘_ (서울인수초등학교 교사) 김종훈

hanbae74 | 2011.10.19 10:11 | 조회 5557

 

 

한 개인의 삶에 스승이 미치는 힘

 

 

 

 

서울인수초등학교 교사 김종훈

 

 

  올해 상반기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 한권이 있습니다. 영성에 관한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필립 얀시가 쓴 <내 영혼의 스승들>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는 필립 얀시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13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즉, 필립 얀시가 자신을 가르친 스승들이 누구인지 소개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제가 눈여겨 본 것은 얀시가 그 인물들을 ‘스승으로 생각하는 이유’였습니다. 예를 들면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얀시에게 있어 ‘단기적인 비전과 장기적인 비전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잃지 않은’ 인물인 동시에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로버트 콜스라는 심리학자는 얀시로 하여금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천부적으로 받은 존엄성을 가진 존재’라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워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필립 얀시는 이 책을 통해 모든 독자들이 자신과 같이 영혼을 살찌우고 자라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친 스승들을 찾아볼 것을 권합니다. 저도 이 책을 덮으며 잠시 눈을 감아 보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저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도 한 분 한 분 떠올려보고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만나온 여러 영적 리더들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껏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역할을 해 온 적이 있을까 하는 다소 때 이른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별무리학교에 대한 기대의 글을 시작하며 별다른 상관이 없는 듯 보이는 책을 소개하는 일에 지면을 너무 많이 할애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마음에는 한 가지 분명한 확신이 있습니다. 필립 얀시의 삶이 그러하였듯 의미 있는 타인(meaningful others) 즉, 영혼의 스승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필립 얀시의 삶이 그러하였고, 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훌륭한 분들 뒤에는 항상 그 보다 더 훌륭한 스승이 계셨으며, 저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개인의 삶에 스승이 미치는 힘이 그러할진대, ‘학교’라는 공동체에 있어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사 혹은 교사 공동체는 곧 학교 그 자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첫 발걸음을 떼는 학교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먼발치에서나마 별무리학교가 준비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학교를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헌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분들의 눈물과 땀방울은 별무리학교를 세워가는 밑거름이 될 것은 너무도 분명한 일이며, 앞으로 별무리학교에서 꿈과 희망을 키워갈 학생들에게 있어 그 분들은 ‘내 영혼의 스승들’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별히 마을 공동체 속에 세워질 별무리학교는 가정-학교-교회라는 끈끈한 삼겹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이 세 공동체의 주역으로서 ‘삶이 곧 앎’이라는 진리를 몸소 가르쳐 나가실 별무리학교 선생님들은 분명 공교육에도 혁신적인 롤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내 영혼의 스승들>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려고 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 가운데 가장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람은 한센병 치료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자이면서도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잃지 않았던 폴 브랜드라는 의사였습니다. 그는 평생에 걸쳐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고통을 느끼는 것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커다란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그의 통찰은 필립 얀시와의 공저 <고통이라는 선물>로 탄생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일을 만나면 힘들어하고 피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선물이라는 것이지요.

 

  이 두 권의 책을 만나면서 저는 교육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통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들도, 교사도, 학부모들도 모두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워합니다. 아니, 어쩌면 한센병 환자들처럼 고통을 겪고 있는 것조차도 느끼지 못함으로 인해 ‘감지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학업, 성적, 진로 등의 문제로 힘들어하고, 교사들은 잃어버린 지 오래된 권위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며, 학부모들은 경제적인 부담과 학교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그러나 실상 겉으로 드러나는 이러한 문제 이면에 내재된, 보다 본질적이지만 흔히 감지되지 않는 고통의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계의 현 주소입니다.

모두가 어렵다고들 이야기하는 공교육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싸우듯 지내고 있는 저에게 있어 별무리학교는 ‘고통’을 ‘선물’로 바꾸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하는 공동체입니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로 어쩌면 공교육 현장보다 더 많은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무리학교가 겪게 될 고통에 대한 저의 마음은 답답함과 걱정스러움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함이요, 함께 짊어지고 싶은 십자가입니다.

 

  학교를 세우는 일은 눈에 보이는 작업과 눈에 보이지 않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리적으로는 땅을 파고 기초 공사를 한 다음, 기둥을 세우고 외벽과 내장을 마무리하여 건물을 세우게 됩니다. 인테리어와 조경에도 신경을 써야하겠지요.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이와 유사한 작업이 진행될 것입니다. 오히려 별무리학교는 건물이 세워지기 오래 전부터 이와 같은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든든한 기초를 바탕으로 성경적인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이라는 두 기둥을 세우고, 예수 그리스도의 책임 있는 제자들을 기르기 위한 ‘성경적 교과’와 ‘감동이 있는 가르침’을 내외장재로 하여 든든한 건물이 세워져가고 있습니다.

 

  별무리학교를 기대합니다. 세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상은 이해할 수도 없는 혁신적인 학교의 모델을 제시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학교의 혁신은 최신식의 건물과 획기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의 헌신과 공동체성, 한 사람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는 섬김의 마음, 그리고 가르침과 배움의 목적이 세상과 하나님을 섬겨 더욱 풍성한 사랑을 나누는 일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도록 아름다운 학교의 모델을 제시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훈 / 올해로 교직 11년차에 접어든 서울인수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아내 유선희 사이에 요셉(6), 요한(3) 두 아들이 있습니다. 지난 10년의 교직생활을 뒤로 하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2011년 9월에 미국으로 휴학길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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