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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무리 학교에서 바라는(望) 교육

hanbae74 | 2011.10.18 15:45 | 조회 4960

 

별무리 학교에서 바라는(望)하는 교육

 

 

박한배

 

 

   지난 토요일(10월 8일)에 유난히도 짙었던 안개를 뚫고 전국각처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별무리마을을 찾아왔다. 별무리 학교에 지원한 학생과 학부모 심층면접이 있었던 날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반나절을 멀다않고 달려왔다. 서울, 경기, 강원도, 포항 등 어디서 무슨 말을 듣고 도대체 이곳 금산 산골짜기까지 찾아왔는지. 찾아온 이들을 면접하려고 얼굴을 대할 때마다 울컥치는 눈물을 도무지 참기 힘들었다. 입학동기를 묻는 질문에 그동안 쓰린 가슴을 내어 놓고, 우리 학교에 대한 엄청난 기대도 쏟아 냈다. 면접이 끝나고 당진으로 돌아오는 내내 난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한편 여러 부모님들이 기대하는 자녀의 조화로운 성장 너머의 소망을 가져본다.

 

  별무리 학교는 학생들이 신앙과 실력이 겸비되고 지덕체와 감성의 조화로운 성장 넘어 오히려 세상을 향해, 자신을 향해 망하는 인생을 소망한다. 우리 학교가 목표로 설정한 “그리스도의 책임 있는 제자”는 전인적 교육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모든 영역에서 몸으로 살아내는 삶을 지향한다. 예수님의 삶은 성공적인 자아 성취의 삶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부인의 삶이었다. 세상적으로 말하면 망한 인생을 살았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이 세상의 유일한 대안이시며 그분의 삶을 몸으로 따르는 이들이 이 시대의 대안적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무리학교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지향하는 가치를 더욱 잘 성취하기 위해서라면 대안학교에 보낼 이유도 만들 이유도 없다. ‘대안’이라는 말이 무의미한 것이다.

 

  별무리학교에 오는 학생들에 대해 우리 모두는 전인교육을 넘어서 다음 세 가지를 기대해야 한다. 첫째, 자아 성취에 대해 망하는 인생을 기대해야 한다. 지금은 자아실현, 자아성취가 교육의 목표가 되고 있다. 자기의 꿈, 자기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 학교가 학생들의 달란트를 최대한 개발하는 것의 가치와 의미를 무시한다는 것이 아니다. 학교를 면밀히 살펴보면 그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삶은 자아성취를 최종 목표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을 그분의 양식으로 삼았으며,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을 자신의 소명이요 종착점으로 삼았다. 그렇듯 우리들도 학생들에 대해 자신의 즐거움에는 죽고 하나님의 즐거움을 위해 사는 사람을 기대해야 한다.

 

  둘째,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동기에 대해 망하는 인생을 기대해야 한다. 타락한 인간의 기술 진보의 동기는 지배하려는 욕구이다. 과학과 정보기술의 발달은 끊임없이 더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인간의 욕구에서 비롯된다. 예수님은 달랐다. 지배가 아니라 섬김이 그분의 동기이다. 그분의 앎과 힘은 섬기기 위해 구비된 것이다. 학생들이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실력을 갖추는 동기는 지배가 아니라 섬김이어야 한다. 예수님은 지배하려고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

 

  셋째,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에 대해 망한 인생을 기대해야 한다. 지금처럼 물질이 세상을 지배한 시대가 있었을까.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고 돈 이상의 가치는 쉽게 매몰되는 시대이다. 맘몬이즘은 우리들에게 더 많이 갖는 것을 인생의 목표라고 거짓말한다. 경제적 안정과 더 많은 연봉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의 최대 과제라고 거짓된 명제를 쉽게 접한다. TV만 틀면 더 많이 소유하면 더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선전한다. 예수님은 소유가 우리 존재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하지 않으셨다. 하나님 나라는 그렇지 않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더 많이 소유할수록 더 많이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소유에 대해서는 망하고 나눔에 대해서는 성공한 인생이야 말로 별무리 학교 학생들을 돕는 모든 이들의 기대여야 할 것이다.

 

  짙은 안개를 뚫고 반나절 거리를 단숨에 달려온 그 뜨거운 눈물과 가슴이 단지 자녀의 삶의 성공과 성취를 위한 눈물과 고통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땅의 시각으로 보면 예수님은 망한 인생이다. 한 줌의 권력, 한 채의 집도 없었다. 육체는 갈기갈기 찢겼고 가장 처참한 죽음을 맞은 인생이다. 마틴 루터킹 목사는 인권 회복을 위해 평생을 보내다 총에 맞아 죽었다. 자신의 의술로 가난한 이들을 돕고 생명을 살리다 죽은 바보의사 장기려가 그랬다. 망한 인생을 살아간 이들을 우리는 존경한다고 한다. 이제 존경을 넘어 우리 아이들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렇게 하나님 나라의 지평에서 인생이 망하도록 눈물로 기도해야 할 것이다. 나는 꿈꾼다. 내가 그렇게 망하고 내 제자들이 같이 망하길. 그것이 바로 별무리학교에 진정 바라는(望하는) 교육이다.

 

 

※ 면접에 참여하신 모든 부모님과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 깊은 고민과 애정으로 별무리 학교를 선택하신 것을 쉽게 짐작하고도 남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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