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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무리학교의 미래를 생각하며

관리자 | 2011.10.06 13:08 | 조회 5379

 

 

별무리학교의 미래를 생각하며
 
 
 
 

 
지금부터 125년 전인 1886년, 한국 최초의 사립 여성 교육기관이 출발했다. 학교 설립자인 미국 북감리교회 선교사 메리 스크랜턴 부인은 서양도깨비란 뒷손가락질을 받았고, 학생을 구할 수 없어서 최초의 학생은 콜레라에 걸린 여남은 살 된 `별단`이란 부랑아였다. 1887년에는 학생이 겨우 7명으로 불어나는 정도로 학생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조선시대, 여성교육을 기피하는 전통적 사상과 서양인에 대한 배타적 성격 때문에 초기에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여성교육을 대표하는 이화여자대학교가 처음 출발했을 때의 모습이다.
 
별무리학교는 이에 비하면 월등한 환경과 여건에서 출발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일반사립학교나 공립학교에 비해 여러 가지로 교육여건이 부족한 가운데 출발한다. 이화여자대학교가 지금까지 오기에는 125년이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처음 학교를 세웠던 스크랜튼 선교사도 이화학당이 한국교육을 대표하는 여자대학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했을까? 당시의 사회적 여건에서 이화학당을 출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 남성중심 사회에서 고통 받던 무명의 한국 여성들을 일깨워주고 동시에 개신교 선교사를 만들어 복음을 전하고자하는 정당한 목표가 있었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성장해왔으리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별무리학교의 출발도 만만치 않은 일이지만 이 일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한국교육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출발하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면서 출발한다.
 
별무리학교는 교사선교회에서 설립하는 학교다. 한국교육 현실을 고민해왔던 교사들이 그 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고민을 해결해보고자 대안학교를 만든다. 교사선교회는 오랫동안 교육계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 교육을 논해왔다. 약 300여명의 교사와 200여명의 예비교사들이 수련회 때마다 모여들었다. 수없이 많은 수련회를 통해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육이고, 성과제일주의의 교육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즐겁게 공부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교육을 찾으려 노력해왔다.
 
별무리학교는 초등학교 5학년 한 학급 20명, 6학년 한 학급 20명, 중학교 1학년 두 학급 40명 모두 80명으로 출발한다. 수백여 명의 교사와 예비교사들 그리고 교사선교회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정성으로 학교설립자금이 모아졌다. 우리는 한국 학교교육의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무너지고 있는 가정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마음 아파하는지도 알고 있다. 가치관의 혼란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시간을 낭비하며 저들의 갈 길을 찾아 갈팡질팡하며 고민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학생들은 제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서 독특한 인성을 가지고 있는데, 학생들마다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야 하는데 일률적인 잣대를 대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물의를 빚고 있는지 알고 있다. 성경적 가치관이 바탕으로 된 교육과정으로 교육하는 것이 세상의 가치관에 비해 얼마나 탁월한지 증명해보이고자 대안학교를 설립하고자 한다.
 
그러나 혹자는 말한다. 공교육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공교육을 떠나느냐고, 왜 도시를 떠나 남들이 기피하는 산골 구석에 마을을 만들어 들어가느냐고, 훌륭한 교사들이 어려운 교육계에 남아서 잘못 나가는 부분을 이끌어주어야 하지 않느냐고, 그러면 공교육에 그냥 남아있는 우리들 교사선교회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그렇기 때문에 공교육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다. 오랫동안 근무해온 공교육을 떠나는 것이 한편으로는 몹시 서운하고 아쉬운 일이다. 오랫동안 몸담아왔으며 삶에 기쁨과 자부심을 주었기에, 사랑하는 학생들을 떠나는 것은 그리 즐거운 일이 되지 못하지만 더 나은 교육의 꿈을 펼쳐보고자 공교육에서 퇴직하고 대안학교로 나서고자 한다.
 
별무리학교가 과연 한국교육의 모델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희망을 갖는 이유는 첫째, 십 수 년 동안 공교육에서 훌륭하게 근무해왔다고 자부하는 교사들이 경제적, 문화적, 환경적으로 보다 나은 여건을 반납하고 대안학교인 별무리학교에서 자신의 소박한 꿈을 키우겠다고 자원한 교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별무리학교가 자리한 33가구의 마을 주민은 대부분 교사 출신으로 교사만도 그 숫자가 약 50여명으로 이들 교사들은 음으로 양으로 별무리학교 교육에 기여할 것이다. 현재 마을에 입주하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시ㆍ도간 교류를 통해 충남으로 발령받았다. 서울, 부산,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떠나 금산 남일면 신동리 산골을 찾아왔다. 현재는 금산, 논산, 계룡 등 인근지역에 있는 공립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교사선교회 안에서 최소 10년 이상을 양육과 훈련을 받으며 함께 일해 온 동료들이기에, 별무리마을을 만들어 모이자고 했을 때 선뜻 입주를 결정한 것이다. 셋째, 교사선교회 멤버로 수백 명에 달하는 현장교사들이 있다. 이들 교사들의 상당수가 예비교사 시절부터 멤버십을 가지고 훈련을 받아왔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기에 별무리학교의 든든한 지원군이며 협력자들이 될 것이다.
 
한국에 있는 수많은 대안학교의 모델이 되고 공교육의 모델이 되고자 한다면 이는 과도한 욕심일까? 각 학교마다 특징이 있는데 어떻게 대안학교의 모델도 되고 공교육의 모델도 된다고 하는 것인가? 너무 허무맹랑하고 교만한 것이 아닌가? 대안학교의 모델이 정말 될 수 있는가? 공교육의 모델이 정말 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을 나는 말할 수 없다. 다만 우리의 바람은 그렇게 되기만을 기원할 뿐이다. 그렇게 되기만을 소망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알 수 없다. 그에 대한 답은 별무리학교를 거쳐나간 제자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별무리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근 마을사람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교사선교회는 주재권, 양육, 공동체, 개척을 핵심가치로 삼고 지금까지 왔다. ‘하나님은 당신을 교사로 부르셨습니다.’란 사명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왔다. 교사들이 모인 선교회!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가르치는 일이 아니겠는가?
 
30여 년 전부터 많은 선배들이 꿈꿔왔던 학교가 이제 시작된다. 학교 현장에서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이제 시작한다. 학교 현장에서 많은 문제들을 보면서도 제도에 얽매여 하고 싶어도 못했던 일들을 이제 펼쳐가려고 한다. 별무리학교 앞에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알 수 없다.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하는 일은 그렇듯이 아마도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측한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별무리학교가 개척해나가야 할 일이 아닌가!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개척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짜릿하며 흥미 있는 일이겠는가!
 
이제 별무리학교를 출발함에 있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한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고 하셨는데 저희들은 감히 하나님의 이름을 내걸고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이름을 내걸지 않는다면 저희는 대안학교를 시작할 수도 없는 연약한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오니 별무리학교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하소서!
하나님! 우리의 꿈이 허황된 소망이 아님을 알게 하소서!
이 땅 교육의 부족한 부분에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진정한 대안학교가 되게 하소서!
이 땅의 젊은이들이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주도해갈 수 있는 인물을 키워가게 하소서!별무리학교에서 참으로 이 땅의 별이 되어 어둠을 밝혀줄 사람을 키우게 하소서!
간절히 원하옵기는 처음 저희들이 가졌던 정신과 소망이 앞으로도 변질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저희들의 힘으로는 이 막중한 임무를 감당할 수 없사오니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여주소서!
 
 
 
권한영 / 현 사단법인 교사선교회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으며 올 해 교직 경력 33년 차를 맞는 베테랑 교사이다. 공립학교 교육의 현장에서, 교사 선교회의 개척의 현장에서 학교와 공동체를 세우는데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바둑과 탁구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졌으며, 부인 한경숙과의 사이에 두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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