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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세계관과 이야기_ 박한배

관리자 | 2011.11.08 16:47 | 조회 5549

 

기독교 세계관과 이야기

 

박한배

 

  오래간 만에 금산에 가는 길이다. 둘째 아이의 탄생은 생각보다 제법 요란했다. 아이가 생각지 않았던 중환자실까지 들어갔다 오느라 지켜보는 부모로서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게 비가 오고 조금은 흐렸던 날이 이젠 가을의 정취를 한결 더 해주는 맑은 하늘을 선사한다. 금산으로 가는 차 안에서 들려오는이야기에 대한 메시지가 기억에 남아 잠시 나누고 싶다.

 

 이야기는 힘이 있다. 요즘 농산물도 이야기가 있는 농산물이 잘 팔린다. ‘손가락 고구마’, ‘태풍을 이긴 사과등 스토리가 있는 과일이 사람들에게 각광받는다. 마케팅에서도 스토리텔링 기법이 적용된 것이다. 특정 스토리는 그 자체로 차별성을 갖는다. 그것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기독교 교육에 있어서도 역시 서사적 접근은 효과적이며 중요한 가치가 있다. 몇 해 전 존 볼트의 <이야기가 있는 학교>라는 책을 읽고 물 만난 고기인양 이야기의 힘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이 글은 그 때 소논문에 인용해 썼던 부분을 조금 수정한 내용이다. 아무리 생각해도별무리 이야기라는 코너가 조금은 힘을 뺀 코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에 내용의 완성도를 떠나 풍성히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나눈다.

 

  기독교사는 학교 현장에서위대하고 참된 세상 이야기를 하는 기독교 세계관적 이야기꾼이 되어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 있다. 이야기는 우리 인간성 자체의 핵심 부분이다. 엘리위젤은 그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하나님께서는 이야기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인간을 만드셨다.”(God made man because he loves stories). 존 시어는 종교적 경험에서 이야기가 담당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하나님께서 이야기를 좋아하셔서 인간을 만들었다면, 창조는 성공이다. 인간은 이야기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분이 어떻든, 몽상적이건 기대에 차 있건, 공포스럽건 평화롭건, 우리는 사건들을 배열하여 하나의 에피소드를 펼쳐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고통을 서사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이를 극복하려 한다. 우리는 우리의 환희를 서사로 탈바꿈시킴으로써 그것을 연장하려 한다. 우리 모두는 세헤라자데(‘천일야화를 이야기한 술탄의 왕비)의 형벌 아래 사는 것 같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의 이야기들을 말한다.

 

  하나님은 우리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실 뿐 아니라, 그분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 주기를 좋아하신다. 그리고 정말 단순하게, 우리는 바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야기다. 우리는 이야기와 이야기꾼들의 공동체에 태어났다. 우리의 전통적인 하나님 이야기를 해석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발견한다. 하나님의 이야기를 말하는 과정에서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말해진다.

 

  오늘날 인간의 삶은 합리성에 의해 지나치게 지배되고 있으며 그런 합리성의 대부분은 종교적, 정서적, 도덕적 삶의 문제를 만족시킬 수 없으므로, 우리는 이야기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기독교적 지성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서사는 자체로 하나의 개념적 틀일 뿐 아니라 인간 경험을 정리하고 이해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우리는 서사가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과 도덕성을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의 기독교적 실천, 삶이 바로 이야기이다. 그러한 이야기는 관념적, 철학적인 어떤 주장과 명제들보다 강력한 설득력과 설명력을 발휘할 것이다.

 

  신학자 마이클 노박은이야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것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아주 인간적인 방법이다. 지구상의 피조물 중 인간만이 이야기를 하는 동물이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현재가 생겨나고 그것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보며, 서사 형식으로 현실을 인식한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학교 현장에서 기독적인 교사로서 살아가는 삶, 신앙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면 된다. 하나님과 그 백성들의 이야기를 하면 된다. 창조와 타락, 구속의 세계인 동시에 하나님의 최종적 영광스런 계획을 향해 가는 이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된다. 포스터 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야기에 목말라함을 생각할 때 이야기를 통한 기독교적 가르침은 매우 유용하고 강력한 방법이다.

 

  별무리 학교에도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이야기가 있는 학교, 교육이 되기를 꿈꾼다. 이야기가 있는 수학, 이야기가 있는 국어... 하나님의 백성 이야기를 함께 써가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모인 학교, 그곳이 별무리 학교와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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