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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감성교육-비폭력 대화(교바사 성진아)

관리자 | 2014.01.15 15:41 | 조회 8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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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풍요롭게 하는 교육(Life-enriching Education)>(마샬 로젠버그 저, 캐서린 한 역, 한국 NVC센터, 2009)
이 책은 마샬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라는 심리학자가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는 교육방법”이 과연 무엇이라고 로젠버그 박사는 말하고 있을까? 
로젠버그 박사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해답은 바로, ‘비폭력 대화 (Non-violent Communication)’라는 대화 방법이다. 필자는 최근 18시간에 걸친 비폭력 대화 연수과정을 통해 이 책에서 소개된 비폭력 대화를 실제적으로 접했다. 여기서 배우고 경험한 내용들을 지면으로 생생하게 다 옮기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방법이 사회성〮 감성 교육의 측면에서 큰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큼은 여기서 분명히 전하고자 한다. 비폭력 대화는 비단 교육현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늘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유용한 ‘공감과 소통의 대화법’이다.
     
비폭력 대화의 탄생과 보급
    비폭력 대화의 창시자인 로젠버그는 임상심리학 박사이자 평화운동가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인종차별폐지법이 시행될 때 인종간의 갈등이 극심해지자 미연방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로젠버그는 이를 계기로 비폭력대화라는 아젠다와 프로그램을 처음 개발하고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그는 미국 국내뿐 아니라 분쟁과 갈등의 골이 깊은 세계 곳곳의 나라들을 다니며 비폭력 대화의 방법으로 실제 갈등을 해결해 냄으로써, 비폭력 대화가 갈등해결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몸소 증명하였다. 또한 그는 이 방법을 교육하고 널리 전파하는 일에 힘써 왔고, 한국에도 10여 년 전에 ‘비폭력 대화’가 소개되어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비폭력대화 (Non-violent Communication)의 목표와 핵심원리
    로젠버그는 인간 대 인간의 연결을 통해 서로의 욕구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모두의 욕구를 평화롭게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것, 즉, 한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한 사람의 욕구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너의 욕구를 동등하게 존중하면서 즐거운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비폭력대화의 목적이자 방법이라고 한다. 
     
그에 의하면, 우리의 모든 행동은 어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시도이며, 우리의 느낌은 충족되었거나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알려주는 신호라고 한다. 그리고, 갈등은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을 하자고 타인에게 ‘강요’할 때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 안에는 ‘연민’의 감정이 내재하는데, 상대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연민의 방식으로 듣고 말하기를 제안하는 것이 바로 “비폭력 대화”라고 한다.  
     
로젠버그가 강조하는 비폭력 대화의 핵심원리는 다음과 같은 4단계의 행동원리이다.
     
     
즉,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나의 생각과 느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나와의 갈등 이면에 내포되어 있는 인간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무엇인지를 살피고, 그것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닌 부탁을 하는 방법으로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이 핵심원리이다. 
     
예를 들어, 학생과 교사가 비폭력 대화를 하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른 아이를 때리는 아이를 본 교사가 학생에게, “너 왜 영수를 때렸니? 앞으로 다른 아이 때리지 마!”라고 하는 대신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오늘 쉬는 시간에 교실에서 네가 영수의 다리를 차서 영수가 우는 걸 봤어(관찰). 영수랑 같이 놀고 싶은데 같이 놀아주지 않아서 화가 났었니? 너 느낌이 어땠는지 말해줄 수 있어?” 아이의 반응을 듣고 난 후에, “그걸 보고 선생님이 많이 속상하고 걱정이 됐어(느낌). 선생님은 우리 반 친구들이 다 같이 안전하게 노는 게 중요하거든(욕구). 다음부터는 네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을 때, 네 마음을 말로 표현하면 좋겠어(부탁). 선생님하고 같이 연습해 볼까?” 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긍정적으로 부탁하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비폭력대화의 적용
<삶을 풍요롭게 하는 교육>에서 저자는 비폭력 대화를 통해 만들어가고자 하는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이란 아래와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동료로서 함께 공부하고 상호 합의 하에 학습 목표를 설정한다.
교사와 학생들이 비폭력 대화의 언어로 말하며, 각 개인의 느낌과 욕구를 표현하고 서로 관심을 가지며, 또한 어떻게 행동해야 어느 누구의 욕구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자신의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에 학생과 교사가 관심을 집중한다.
학생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나 보상받을 것이라는 기대에서가 아니라 배우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호기심과 열망으로 인해 동기가 부여된다.
시험은 학습과정이 끝난 뒤에 상이나 벌을 주기 위해 치르는 일이 아니다. 시험은 학습과정 초기에 보며 학습평가는 성적을 매기는 대신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는지, 즉 학기초에 할 수 없었던 어떤 기술과 지식을 학기말에 익혀 냈는지 기술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학교는 모든 학생들이 각자의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곳이고, 학생들이 경쟁하게 하기보다는 더 잘 배울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고 돌보는 상호 의존적 학습공동체이다.
규칙과 규정은 그 규칙에 의해 영향 받는 사람들, 즉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 행정가 모두의 상호 합의하에 만들어지고, 규칙과 규정을 시행할 때는 처벌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모두의 건강이나 안전 등을 도모하기 위해서만 ‘힘’을 적용한다.
     
     
교실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비폭력 대화
    로젠버그가 그린 학교의 모습은 우리 한국 학교의 모습과 너무도 동떨어져, 말 그대로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은가? 한국의 교육현장은 입시위주의 교육, 경쟁위주의 학풍, 학교폭력 및 학생들의 자살, 교권 추락과 같은 험한 용어들로 심하게 얼룩져 있다. 언론이 이런 용어들을 부추기고 과도하게 주목한 면이 있다고 치더라도, 실제 우리 공교육 교실이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여길 교사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문제의식이 사회 전체적으로 공유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국가차원에서도 진행되고 있기에,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많은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고, 내년부터는 ‘인성교육’이 각 학교에서 의무화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필자는 모든 학교의 교사와 교직원들이 ‘비폭력 대화’의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면 얼마나 좋을지에 대해 생각한다. ‘대화’란 그 장소가 교실이든, 가정이든, 길거리이든 우리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대인관계 기술과 의사소통 능력, 갈등해결 능력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여러 단체 및 교육청의 교사 연수를 통해 교사들이 비폭력 대화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는 모든 교사들과 교직원 모두에게 비폭력 대화 연수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그 연수의 내용이 교사의 머리나 마음에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 꼭 교사 각자가 비폭력 대화의 전도사가 되기를, 평화로운 학교문화의 허브가 되기를 바란다. 학생간의 갈등, 학생과 교사와의 갈등을 단순히 피하거나, 모른 척 덮어두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성인인 교사가 먼저 배우고 본을 보임으로써 학생들과 함께 나가야 할 것이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판단〮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행동 이면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소통하면서, 강요나 강제가 아닌 부탁하는 소통의 방법을 사용하여 대화하기를 시도하자. 나아가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이러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욱 교육적 효과가 높아질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학교와 가정에서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대화를 나눔으로써, 건강한 방법으로 일상적인 갈등을 해결해 나가려 노력함으로써, 학교와 가정, 우리 사회는 더욱 행복해지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런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본다. 
     
참고자료
<삶을 풍요롭게 하는 교육: 교사를 위한 비폭력대화. (Life-Enriching Education)> (마샬 로젠버그 저, 캐서린 한 역, 한국NVC 센터,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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