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무리! 교육의 강을 건너다! (심훈)

관리자 | 2016.02.04 17:07 | 조회 3084

2016년 별무리학교는 에단강을 건너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외면적으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고등학교의 어드바이져(양육교사)와 쿼터제 운영입니다. 내면적으로는 역량과 가치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중고등학교에서 핵심적으로 교육해야 할 것(글쓰기,토론,자기관리,4대 가치)을 교육과정 안에 비중있게 배치했습니다. 고등학생들은 이제 자신에게 필요한 학습내용을 스스로 계획해야 하고 그룹스터디와 온라인학습을 하며, 담당 어드바이져(양육교사)에게 학습,생활,영성,진로에서 도움(관리)을 받게 됩니다. 학생들의 자발성, 자율성, 협력을 극대화시키려는 전략입니다. 소수의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대우받고 나머지 다수는 차별과 상처를 받는 일반적인 고교의 모습을 벗어나 학생 한명 한명에게 꼭 필요한 공부와 관심을 쏟기 위한 방향 전환입니다. 중학교에서는 그 전단계로 역량의 기본요소들을 교과,가치 수업에서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준비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쿼터제는 그런 프로젝트학습을 체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초등은 중등과는 다르게 인성, 치유, 관계, 경험을 강조하는 좀더 자유로운 교육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쉽게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시대의 교육계를 향한 광야의 외침이며 회개를 촉구하는 세례요한의 부르짖음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에 부어지는 놀라운 세례가 될것입니다. 중학교 학부모님은 덜하시겠지만 아마 고등학교 부모님들은 빈칸으로 뻥뚫린 시간표만큼이나 충격이 크셨을 것입니다. 부모세대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아니 상상도 할수 없었던 교실, 고등학교의 모습에 대해 설명을 접하셨으니 말이지요. 갑자기 하늘을 밟고 땅아래 선 듯한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으셨을 겁니다. 저는 고등학교 총회 마지막 기도회 시간에 가서 학부모님들의 그 무거운 결단의 기도를 온몸으로 느끼고 왔습니다.


별무리가 이런 과감한 도전을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동의하고 있으며 몸소 겪어 왔던 대한민국의 암울한 교육 현실 때문입니다. 입시에 매몰된 한국의 교육은 세계역사에서 가장 악랄한 살인자입니다. 몇년째 부동의 세계 1위 청소년 자살률이 그 첫번째 증거입니다. 오직 성적과 입시, 대학으로만 평가받는 현실로 인해 수많은 아이들의 영혼이 상처받고 신음하며 존재의 의미를 상실해 간지 너무 오래되어 이젠 도무지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며 그분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생각도 못해본 채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마음이 굳게 닫혀서 말해줘도 들으려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행복은 성적과 대학에 달렸다는 반만년의 교훈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초중고를 거치며 깨닫게 되는 것은 나는 절대 행복할수 없다는 강한 확신을 주는 성적표를 손에 넣은것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정치와 문화, 의식수준, 세계의 환경은 급변하고 있었지만 유독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와 학교 만큼은 몇십년 동안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유교경전 대신 성경을 들고 있지만 가문의 영광과 출세를 위해 공부했던 유생들이나 지금의 그리스도인들이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버젓이 나는 이렇게 대학 잘가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는 자서전 책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어떤 성경적 교육철학도 발끝하나 들일수 없는 정신적 쇄국정책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경쟁' 외에는 다른 원리가 없고 '살아남기'는 유일한 전략이며 승자 아니면 패자의 두 존재 밖엔 없습니다. 이런 구조와 의식 아래에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불행합니다. 불행과 갈등을 증대하며 생명을 죽이는 이 구조를 보며 사탄은 흐뭇하게 웃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사탄의 나라와 강력한 동반자이며 절친입니다. 혹여 내 아이는 경쟁에서 승자가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안심하며 웃고 있거나 문제를 방관만 하고 있다면 사실은 좀 끔찍하지만 사탄과 함께 웃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별무리 학교는 이제 이러한 교육에 분명한 반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키우려고 합니다. 입시라는 단 하나의 100m 코스에 줄세우지 않고 각자의 인생 마라톤 코스를 달릴 수 있도록 돕고 함께 뛸것입니다. 100m 달리기에서 완주는 의미가 없습니다. 단 한번의 경기로 순위가 결정이 납니다. 우린 그동안 이런 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누구나 열살이 되면 당연히 경기장에 들여보내 구경을 시키고 오싹한 관전평을 들려줍니다. "넌 지면 안돼! 넌 저렇게 되지 마라!" 열일곱살이 되면 달리기에 소질이 있건 없건 일단 출발선에 들어서서 신호를 받아 뛰기 시작합니다. 옆에 아이가 죽어라 뛰니까 자기도 힘을 내봅니다. 하지만 내가 왜 달리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그냥 일단 뛰고 보자 하며 눈 한번 질끈 감았다 떠보니 이미 경기는 끝났고 승자는 저쪽에서 박수 받으며 월계관을 쓰고 있는데 내겐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차오르는 숨을 고를 겨를도 없이, 문득 관중석에서 누군가가 나를 가리키며 어릴적 엄마가 말했던 관전평을 들려주고 있을까봐 창피해서 얼른 고개를 숙이며 경기장을 빠져 나옵니다. 전쟁의 결과는 비참한 쓴맛과 뭔가 설명하기 힘든 불만으로 가득차게 되지만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한다하기에 조용히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여전히 왜 내가 거기서 달리고 있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날 이후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여전히 온 고등학교가 경기결과에 일희일비하며 단거리 선수 만들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인생은 마라톤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관중들도 군데군데 흩어져 있으며 내가 왜 달리고 있는지 생각할 여유도 있고 옆에 친구를 이기기 위해서 이를 악다물기 보다는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완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히려 외롭지 않게 같이 뛰어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완주의 결과는 뜨거운 박수와 스스로에 대한 뿌듯한 자신감입니다. 우리는 이런 마라톤을 뛰는 아이들을 하나씩 하나씩 키워낼 것입니다.


현실에 반기를 든다는 것, 특히 내 자식 문제가 걸려있다면 더더욱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 역시 큰딸이 별무리를 다니고 있고, 아내와 아이의 진로를 얘기할때면 끝없는 이야기만 반복되고 맙니다. 고민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자녀의 행복, 바로 그것이죠. 그런데 몇달전에 주님께서 그런 저를 꾸짖으셨습니다. 한해 동안 기독 교사로서 저는 아이들에게 큐티를 나누며 "좁은 문으로 가라" "십자가를 져야한다" 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주님께서 이런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네가 선생으로서 제자들에게 좁은문으로 가라했느냐? 십자가를 지라고 가르쳤느냐? "
"네 그렇게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네 자식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않느냐? 너는 왜 세딸 때문에 선교지에 못간다고 하느냐?"
......
말문이 막혔습니다. 학급에서 제자들에게는 십자가와 좁은문을 들먹이면서 정작 내 자식만큼은 넓고 편한길, 예쁜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 주고 싶은 마음이 찔려서, 아니 들켜서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자식 문제 앞에서 나도 주를 세번 부인한 베드로와 다를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마땅히 나의 자식에게도 십자가의 길을 갈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어제까지는 딸래미 이마에 인서울 세글자를 새겼는데 이제는 "너 아빠랑, 선교지에 갈래?" 하는 말을 혼자 연습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성공을 요구하기보다 주님의 제자 되어 썩는 밀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칠 수 없다면 나는 아직 주님의 제자라 할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리새인의 의와 같을 뿐입니다.


방학 전부터 별무리학교의 철학과 진정한 기독학교는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고민하며 끝장 토론과 교사회의를 거듭했습니다. 사실 그것은 오래전 학교설립을 논의하면서 초창기에 꿈꾸었던, 잠시 잊어버렸던 별무리학교의 비전 구슬을 상자에서 꺼내보는 일이었습니다. 구슬 안에서 홍세기, 박현수, 이상찬, 박한배, 본길이 형과 내가 한자리에 모여 모닥불 피우고 여름밤 별빛 아래서 교육을 논하고 학교를 꿈꾸며 만들었던 노래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상과 다른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세상을 갈아 엎을 학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학교, 내 뼈를 묻어도 좋을 학교.... 여전히 신비하고도 환하게 빛을 내는 비전구슬은 우리들의 마음에 뜨거운 불을 일으켰습니다. 


별무리교육과정2.0은 이 시대의 기독 교사와 학부모에게 던져진 십자가 입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짊어지라고 요구하시는 멍에입니다. 누군가가 이 십자가를 지고 교육의 골고다에 서지 않고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교육계를 움켜쥐고 있는 사탄의 권세를 깨뜨리고 싶어 우리는 기꺼이 이 십자가를 지기로 결단했습니다. 다 떠나고 망해서 배고플지라도 이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2000년전 시저는 루비콘 강을 건너며 주사위를 던졌고, 이제 우리는 별무리교육과정2.0을 던지며 에단강(교육의강)을 건넜습니다. 사탄의 철옹성을 향해 창끝을 겨누고 전진합니다. 시저의 주사위는 5년을 못 버티고 부서졌지만 우리는 영원하고 굳건한 반석이신 예수그리스도 위에 별무리 학교를 세워나갈 것입니다. 책임있는 그리스도의 제자를 키우는 것 외에는 다 배설물로 여길 것입니다.


제자에게 꿈을! 
교사에게 소명을! 
교육에 희망을! 
하나님께 영광을!!!
(교사선교회 Vision2020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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