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패치승훈 | 2012.05.18 15:47 | 조회 2918

별무리학교가 개교한지 3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려놓음, 기다림, 인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아이들 사이에서 욕, 뒷담화, 싸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몇 아이들은 우리학교가 기독학교라서 이런 일은 없을 줄 알았다고 말하면서 많이 놀라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전혀 놀랍지 않고

이런 일들을 바라볼 때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사람이다.

우리 아이들도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이다.

별무리학교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우리 아이들도 남들과 똑같은 학생이고 14살인 어린이다.

 

사실 저도 연약한 사람인지라 정말 화가 나면 욕도 하고 싸우거든요. 불만이 있으면 뒷담화도 많이 하구요.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죠.

 

제가 기독대안학교에 간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말하더군요.

기독교 학교니깐 아이들이 말도 잘 듣고 착하겠다. 가르치기 쉽겠다.”

어차피 아이들이 있는 학교이고 특별한 것 없이 똑같을 것이라고 답변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실망한 적이 없습니다.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당연하게 느껴졌을 뿐이었습니다.

 

우리 학교의 장점은

, 뒷담화, 싸움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일들을 해결하는 방법이 특별하다는 것입니다.

싸움이 일어나면 혼내며 때리기 보다는 아이들의 내면을 들어주고 위로해줍니다. 보통 싸움은 서로의 아픔을 건드려서 일어나거든요. 싸움을 통해 서로를 점점 이해하고 배려하는 거죠.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성숙해지지 않을까요?

, 뒷담화, 싸움은 일어나지만 학생들끼리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해결방법을 배우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런 행동들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어느 공동체에 가더라도 이 문제는 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 속에서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별무리학교에서 깨닫게 될 것이라고 확신이 듭니다.

 

졸업할 때가 되면 저런 행동들을 하는 아이들이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저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

내가 만약 중1이라면... 난 중1 때 어땠지?” 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 자신이 순간 중1이 되어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알고 보면 저도 지금 우리 아이들처럼 행동했거든요.^^

 

 

14년 동안 가지고 있던 습관이 단 3달 반 만에 고쳐질까요?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면 욕심이죠.

 

이제 시작입니다.

7학년으로 입학해서 12학년까지 이 학교에 다니고 졸업한다면

72개월의 긴 시간을 별무리학교에서 보내게 됩니다.

72개월 중에 3개월이 지났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바심 내지 않고 좀 더 아이들을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내려놓음...

기다림...

인내...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3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눈에 띄게 달라진 아이들을 통해 감동을 받게 되고 힘을 얻고 있습니다. 어제는 신입생 OT 사진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더니 스스로가 놀래더군요. 자기 얼굴 표정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아이들...

 

저는 별무리학교에 희망을 가집니다.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겠습니다.

10년 후에는 별무리학교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학교란 무엇인가? 대안학교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학교가 왜 기독대안학교인가?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며 고민을 해야겠습니다.

 

별무리가족 여러분!

하나님을 신뢰하며 조급함을 버리고 인내로 아이들을 기다렸으면 좋겠네요!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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