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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잘하는 아이 신앙 좋은 아이 - 박현수

관리자 | 2012.06.21 09:35 | 조회 6931

공부 잘하는 아이 신앙 좋은 아이! 

박현수

 

나는 우리 제자들에게 학교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을 가끔 한다.

 

  학생들의 대답은 거의 동일하다. 공부하는 것 또는 친구 관계이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 역시 공부는 쉽지 않은가 보다. 어떤 학생은 수학 때문에 또 다른 학생은 국어나 사회과 때문에 힘들어 하기도 한다. 때론 공부하는 것 자체가 그냥 힘들기도 한다. 공립학교 보다 시험이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적게 주고 있음에도 여전히 학생들에게 공부는 힘든 주제인가 보다. 별무리학교에 다니는 우리 딸 역시 공부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가끔 한다.

  공부가 어렵다는 말은 시험 성적이 자기가 생각한 만큼 또는 원하는 만큼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시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공부하기를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나 학생 모두에게 성적은 인생의 중요한 모든 것을 삼켜 버리는 무서운 흡입력이 있는 것 같다. 인성이나 성품이 형편없는 아이도 공부를 잘하면 대접을 받고, 반대로 공부를 못하면 인성이 아무리 좋아도 인정을 못 받는 것이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옆집 아이가 학원에 다니면 우리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학원에 보내야 안심이 된다. 아무리 돈이 많이 들어도 유명한 강사에게 과외를 시켜야만 한다. 다른 집 아이가 학원 2개를 다니면 우리 집 아이는 3개를 다녀야 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가끔 옆집 주부에게 ‘자기 자녀의 시험 성적이 몇 점이다. 자녀가 이번에 몇등 했다. 이 학원에 보내면 성적이 쑥쑥 오른다.’ 등의 소리를 들으면 우리 아이는 이렇게 놀아도 되나 왠지 불안해지는게 요즘 학부모이다.

 

  이런 현상은 신앙인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부만 잘할 수 있다면 그래서 좋은 대학만 들어갈 수 있다면 자녀의 신앙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말로는 신앙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신앙보다는 공부가 먼저이고 성적이 먼저이다. ‘믿음 생활은 대학에 들어가서 해도 늦지 않는다. 아니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해도 괜찮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볼 때 우리 사회의 공부(성적)에 대한 믿음은 가히 종교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해서라도 얻어야만 하는 최고의 가치인 것이다. 공부만 잘할 수 있다면 좋은 대학만 갈 수 있다면 그래서 좋은 직장만 들어갈 수 있다면 기러기 부모 아니라 더한 것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학부모 자화상이다.

 

 이렇게 신처럼 떠받쳐야 하는 것이 공부라면 우리 별무리학교도 이것에 생명을 걸어야 하는 것일까? 공부 잘하는 학생을 만드는 것이 우리 학교 교육의 목표이어야 할까? 아마 우리 학교 학부모님들 중에 이렇게 생각하는 분은 한분도 계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부모님들의 마음속에도 본인의 자녀가 공부도 잘하면서 신앙도 좋은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부모로서 가질 수 있는 당연한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것을 욕심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러한 바램이 잘못 치우치면 공부에 대한 세속적 가치관에 기독교적 신앙이라는 것만 살짝 포장해 놓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공부에 대한 신격화된 가치관에서 기독교인 부모 역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은 신앙의 문제도 공부(성적)에 묻혀 버리게 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세속적 가치관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기독교 교육의 목표 아니 별무리학교에서의 자녀 교육에 대한 목표를 분명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 학교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하나님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알며 그분을 위해 더욱 신실하게 살게 하는 것을 추구한다. 우리 학교 역시 이와 비슷해서 그리스도의 책임 있는 제자를 키우고자 하는 것이 교육 목표이다.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서 배우고자 하는 첫 번째는 성경적 가치관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말씀은 우리 삶의 기준이 된다. 말씀을 기준으로 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아침마다 말씀을 묵상하고, 매주 양육을 받으며, 예배를 드리는 과정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교육을 받고 있다. 성경 말씀을 통해 세상의 가치관을 분별하고 대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과제인 셈이다. 우리 아이들 중에는 아직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 그러기에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돕는 것 역시 중요한 기도 제목이다.

 

  두 번째는 학생들이 자신의 배운 성경적 세계관을 삶에서 실천하며 살 수 있도록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기독교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매우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교육활동이다. 가정과의 협조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세상의 가치관과 맞서서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힘은 바로 삶에서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 이를 터득해 가는 것은 우리학교의 생명과도 같은 활동이다. 학생들은 친구와의 관계에서 학교와 가정 공동체에서 그리고 배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러한 삶을 배우게 될 것이다. 가정과 학교는 이 부분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삶의 가장 큰 목적이 되어야 함을 힘주어 강조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부르심을 듣게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자신의 부르심과 은사가 무엇인지 아는 학생들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가 분명해진다. 공부를 해야 할 이유가 분명한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한다. 자신의 부르심을 준비하며 공부한다. 진정한 공부는 하나님나라의 일꾼으로서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 학교는 시험 잘 보는 학생들을 키우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갈 수 있는 실력 있는 사람들을 키우고자 한다. 진정한 실력을 지닌 사람이라면 시험 성적쯤은 우습게 이루어 내지 않을까? 그것을 뛰어 넘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가는 멋진 모습! 이것이 우리가 바라고 꿈꾸는 모습일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기다림이다. 학생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아이들이 공부가 뒤처지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들이 스스로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품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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