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기독교 학교를 보며 별무리학교에 거는 기대

관리자 | 2011.10.06 11:02 | 조회 6291

 

 
독일의 기독교 학교를 보며 별무리학교에 거는 기대
 
 
황진국
 
 
여름방학의 마지막 주 수요일인 엊그제, 한국에서 오신 선생님들과 함께 기독교학교인 아우구스트-헤르만-프랑케-학교 기센을 지나왔습니다. 방학 동안 텅 비었던 학교주차장이 차들로 가득 차 있었고, 굳게 닫혀 있던 출입문도 열려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개학 일주일 전부터 출근하셔서 함께 의논하며 다음 주에 시작되는 새학년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이 학교는 1980년 공장건물 한 칸에 1학급으로 개교해서 현재 800여명의 초, 중, 고등학교 학생을 가진 비교적 큰 규모의 학교로 성장했습니다. 꾸준히 많아지는 지원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초등학교는 수년 전 학급수를 늘렸고, 길 건너 지게차 회사가 있던 자리에는 김나지움 상급학생들이 사용할 교실과 특별실 증축 마무리공사가 한창입니다. 이와 같은 양적인 성장은 교사들의 신앙심에서 나오는 열심과 전문성, 학부모들의 학교발전에 대한 협력이 이루어내는 질적인 우수성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신앙적인 교육이 바탕된 안정된 학습분위기 속에서 공부하는 김나지움 학생들은 지역에서 최고의 학업성취도를 보여 주고 있으며, 레알술레(Realschule)는 헤센 주에서 가장 우수한 학교 중 하나로 평가받았습니다. 학습준비나 학습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전문적인 학습지원 프로그램도 학부모들이 30킬로미터 등교길도 마다하지 않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입학신청을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학모부와 예비교사들이 학교 운영과 프로그램 확장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고, 안정적으로 우수한 교사를 충원하기 위해 예비교사들을 지원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학교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일 기독교 학교 운동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회심 이후 헌신된 마음으로 크게 공헌한 기독교사들이 많습니다. 평민들에게는 어짜피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가 없었고, 종교개혁의 여파로 수도원내의 학교교육이 삽시간에 붕괴되자 루터와 멜란히톤은 학교교육개선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독일의 교사”란 칭호를 얻은 멜란히톤(1487-1560)은 수십개의 학교설립을 직간접적으로 도왔으며, 교육과정 편성, 교재개발, 교수법 개선에 크게 공헌을 했습니다.
 
종교개혁이후 교회가 형식적인 예배에 빠져있고, 교인들이 경건함을 상실해 위로가 없었던 시대에 계몽주의에 맞서며 새롭게 신앙각성을 부르짖던 경건주의 신학자 중 한 사람이었던 아우구스트 헤르만 프랑케(1663-1727)는 구 동독지역 Halle 외곽의 문란한 마을교회에 목사로 부임해서 작은 기부금을 손에 들고 우선 시급한 일부터 착수해서 역사상 유례가 없는 교육도시를 만들었습니다. 30년 전쟁(1618-48)과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고 거리를 방황하는 아이들과 고아들을 사택에서 수업을 받게 하는 일을 시작으로 고아원, 빈민과 시민학교, 상류층 자녀들을 위한 학교, 여자 아이들을 위한 학교, 실물자료를 이용한 수업, 교사교육, 도서관 건립은 물론 인쇄소, 약국, 소아과대학병원, 성경번역, 선교사파송 등의 일을 했습니다. 그는 교육적인 필요가 보이면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도했고, 하나님은 필요한 물적, 인적 자원을 공급해 주셨습니다. 그가 숨을 거두던 그 해에만 고아, 평민과 귀족의 자녀들을 합하여 모두 2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200여 명의 교직원의 도움을 받으며 수업을 받거나 시설에서 보호를 받았습니다. 죠지 뮬러(1805-1898)는 100여 년 후 Halle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 프랑케의 헌신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본 후 선교사로 영국에 건너가 고아들의 복지와 교육사업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프랑케가 시작한 교육활동은 나찌시대와 동독의 사회주의시대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3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40개가 넘는 교육시설 속에서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꿋꿋히 서 있는 1698년 착공한 고아원 건물의 지붕에는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으로 시작하는 이사야서 말씀이 기록되어 있고, 프랑케가 두 아이의 손을 잡은 모습 아래 “그는 하나님을 신뢰했다”는 문구가 기록된 동상이 뜰 끝에서 이 역사적인 건물을 향하고 있습니다. 체계화된 유치원교육을 시작했던 프뢰벨(1782-1852)은 여전히 별무리 전원마을보다 더 자그마한 시골마을 카일하우에 학교를 설립해서 아버지를 잃은 조카를 비롯해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오늘날 이 학교는 언어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학급 담임 또는 전공과목 교사로서 충성스럽게 일하시는 교사선교회 전체 선생님들께서 함께 마음을 모아 이제 추가로 학교단위로 교육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학교프로그램도 개발하고 부모들에게 학교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헌신되고 유능한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기에 짧은 기간에 이만큼의 여건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과제와 도전들도 겸손히 주를 의지하고 기도하면 주께서 물적, 인적 자원들을 계속 공급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영재교육을 잘하시는 선생님도 계시고, 특수교육을 전공하신 분도 계셔서 학생들의 학습수준과 능력, 속도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교사교육을 담당하실 만큼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시기에 좋은 학교프로그램들을 개발하셔서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도우실 것이기에 많은 열매가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별무리학교와 별무리교회의 신앙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이 실력과 인격, 신앙을 갖춘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끝으로 프랑케가 숨을 거두기 며칠 전 동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기도에 덧붙인 문장을 별무리학교 헌신하시는 선생님들께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자신(프랑케)을 통해 많은 다른 영혼들에게 흐르게 하신 축복의 강물을…별무리학교에 헌신하시는 선생님들 통해서도…세상 끝날까지 영원히 흐르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황진국 / 한국에서 다년 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독일로 유학을 떠나 현재 독일 기센 기독교학교 아우구스트-헤르만-프랑케-학교 한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독일 기센 대학 교육학 디플롬 취득하고 동 대학 교육심리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독일 벧츨라 기독교학교 프리드리히-빌헬름-라이프아이젠-학교 교육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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