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배달해준 택배_박한배

관리자 | 2012.02.26 13:49 | 조회 5760
 

아들이 배달해준 택배


  성민 엄마가 없는 2주간 난 행복한 죄수이다. 아들 성민이는 나의 성실한 교도관이요, 아빠 매니아이다. 새벽까지 칭얼대다 잠든 아들 옆에 쓰러져 있는 난 꺼져가는 장작이다.  육아는 행복과 고통의 이중 나선형을 그리는 찬란한 속박인가. 난 2주 내내 책읽기의 자유를 향해 탈출을 꿈꾸는 빠삐용이다. 

 

  아들은 자신과의 놀이에 집중하지 않는 내게 외친다. “책 덮어!” 일제 강점기에 핍박받던 민족의 설움이 이런 것인가. 이곳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가. 이렇게 자유를 잃어버림은 아빠의 행복한 특권이기에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는 신세가 더 서럽다. 학교가 없는 전쟁터에서의 학구열이 더 뜨겁고 유배지에서의 책읽기가 더 열정적이었던 다산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어느 날 아침 나를 부르는 아들의 모습 속에 내가 나타난다. 내가 저토록 하나님을 앙망하는가. 내게 저토록 뜨거운 열정이 있는가. 열정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다. 교육, 하나님의 뜻, 아님 그분 자체, 제자들, 수업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고 있는가. 카타콤의 신앙이 더욱 뜨겁고, 무학(無學)의 설움이 유학(遊學)의 도전을 낳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내게 진정 필요한 것은 좋은 환경이 아니라 환경을 초월하는 열정임을 깨닫는다.

  

  2주간 아들은 내게 예기치 않은 선물을 배달해준 택배기사이다. 매일 찾아오는 택배기사 아들이 오늘은 “열정”을 배달한다. 달콤한 책읽기의 열정,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배달해준 아들을 힘껏 안아주고 싶다. 한파가 몰려온다. 열정의 벽난로를 피워야겠다. 내일이면 아내가 돌아온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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